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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림&석준 이야기/육아일기

누리(태명) 태어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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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0일(38주차)
병원 진료후 집을 돌아오니 팬티에 적갈색 분비물이 묻어나왔다. 출혈인데 많은양은 아니였고 생리 마지막날에 묻는 양 정도였다. 덜컥하는 맘에 세브란스 분만실로 전화해서 물어보니 아직 괜찮다고 배가 많이 뭉치거나 진통이 있음 병원으로 오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9월11일
아침 7시 배가 아파 다른날보다 일찍 깼다. 배가 아픈게 예전이랑 다른느낌이여서 좀처럼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부랴부랴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니 약간의 출혈은 "이슬"이라고 해서 이슬이 비친후 약 24시간에서 72시간내에 진통이 온다고 했다. 
그 후 생리통처럼 배가 불규칙적으로 아팠다 괜찮았다를 오전내내 반복했다. 오전엔 피곤하기도 하고 배가 아프기도 해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휴식을 취했다. (이것이 이른바 가진통이 시작된것이다.)
오후가 되서야 병원 갈 짐을 하나 둘 챙기기 시작했다.
늦은점심을 약 4시경쯤 먹고 그때부터 약 30분 간격으로 배가 뭉쳐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초산일 경우 죽을만큼 아플때 병원을 가라는 말이 있었다.
저녁 8시가 넘어서니 진통은 10분 간격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그 강도가 죽을만큼은 아니여서 도통 이것이 진통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 세브란스 분만실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진통이 맞고 5분 간격으로 좁혀질때 오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남편은 11시가 다되어 집에 돌아왔다. 일찍 좀 오라니까.. 으윽
간격이 10분, 8분, 7분 다시 11분 일정하지 않게 계속 반복되고 강도도 강약강약 으로 참을만할 정도 였으므로 아무래도 오늘은 안나올거 같다며 일단 잠을 자기로 했다.

9월12일
자다 깨다를 반복 진통이 시작됐다. 예전이랑은 강도도 많이 차이가 나도 진통도 5분 간격으로 거의 일정하게 들어왔다. 새벽 2시경 병원에 전화해보니 간격이 5분 보다 빨라지면 오란다. 쩝 ㅡ.ㅡ
새벽 4시경 진통이 4분 간격으로 빨라지기 시작했다.
5시가 다 되서야 차를 타고 신촌 세브란스로 갔다.
병원에 도착하니 자궁문이 이미 2cm가 열렸다고 많이 아팠을 텐데 어떻게 참았냐고 한다.. 죽을만큼 아플때 오람서?? ㅡ.ㅡ ;;
무통주사는 패스.
의사선생님 아침에 한번 보고 가시더니 오전안에 낳겠다고 하셨다.
가족분만실로 옮기고 진통을 격으면서 심호흡을 계속했다. 진통간격이 1분정도로 짧아지고 강도가 높아지니 심호흡도 안돼고 골반은 베베 꼬이고 소리만 나오기 시작했다.  간호사님 안되겠는지 진통제 한주사 놔주셨다.
옆방에서 다른 산모가 얘기 나을려고 소리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힘을 더 주세요~~ 아악~~"
그러는 사이 나도 힘을 주면서 무언가 벌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누리야 쫌만 힘내자.. 엄마 누리보고 싶은데.. 누리도 엄마 보고싶지..  ?? 우리 빨리 만나자~~~" 속으로 몇번씩 힘내자를 외치며 조금씩 힘을 주고 있었다.
옆방에서 얘기 울음 소리가 들렸다.. 
그 후 간호사님 오시더니
"여기 빨리 분만 준비하세요"
"산모님 더이상 힘주지 마세요"
그 후에는 후다닥 후다닥 분만준비를 하고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몇분 후 "자 산모님 힘을 끝까지 주세요~~ 멈추지 말고 끝까지~~"
그래서 힘을 끝까지 주었더니 응애~~ 하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시간 9시33분
"벌써 나온건가요?? "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고 이쁜 아이를 나에게 안겨주었다.

2008년 9월 12일 9시 33분 누리 탄생